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스팀코인판의 등장으로 인해 최근 스티밋 피드가 굉장히 활발해졌음이 체감이 됩니다. 스팀코인판 등장 전만 하더라도 하루의 피드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되지 않았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큐레이팅 계정으로 읽고 보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네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최근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스팀코인판의 엄청난 인기로 인해 기대의 목소리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들어 스티밋에는 접속하지 않고 스팀코인판에만 접속했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스팀코인판 덕분에 스티밋 자체에 활력이 생겨 “나도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시는 분들, 스팀 생태계 자체에 스팀코인판이 불러 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야기 하고 기대감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은 반면에,
#sct 태그가 스티밋에서의 포스팅 비중을 지나치게 잠식하며 다양성이 상실되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 그리고 블록체인이나 코인 관련 글이 너무 많아지면서 사용자들끼리 일상을 나누고 소통하는게 어렵다는 지적, 아직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없는 스팀코인판토큰이 스팀(STEEM)보다 가격이 높은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우려 섞인 의견 등과 함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우려와 다소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의 초반러쉬와 지대한 관심
지금은 스팀코인판이 소위 “대세”가 되어 있지만, 이전부터 스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할 때마다 사용자들의 초반러쉬와 지대한 관심은 항상 있어왔던 꽤나 일상적인 일입니다. 테이스팀이 등장했을 때는 너도 나도 맛집 포스팅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스팀헌트가 등장했을 때는 영어에 울렁증이 있는 분들도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를 사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헌팅하는 포스팅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었죠. 한때 스팀헌트의 포스팅이 너무나 많아졌을 때는 스팀헌트 포스팅 활동을 위해 부계정을 만드시는 분도 있었고, 스팀헌트 포스팅에는 #kr태그를 사용하지 말자는 제안들도 있었습니다.
“토큰 보상”이라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된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스티밋의 설계구조 상, 기존에 일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팅 이외에 +@로 뭔가가 주어진다고 했을 때 사용자들의 관심이 그 쪽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려의 목소리들에 대한 비공감&공감
개인적으로 스팀코인판의 주제가 되는 “블록체인&크립토(코인)”관련 포스팅만 쓰고 있고, 큐레이터로 참여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저는 “스팀코인판에 대해 소위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스팀헌트, 트립스팀, 테이스팀, 액티핏 등 다른 일상적인 장르에 대한 포스팅 인센티브는 이미 충분히 등장해 있었지만, 그동안 블록체인이나 크립토 관련 포스팅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나 서비스는 없었다는 점에서 스팀코인판의 등장은 정말 가뭄 속의 단비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스티밋에서 여러 차례 특정 태그의 유행과 러쉬의 물결이 이어졌던 것을 봐왔던 입장에서 “#sct 태그는 스티밋의 다양성을 해친다”라는 의견에는 잘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결국 특정 장르나 주제에 대해서 추가적인 보상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는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잠시나마 특정 태그에 쏠림이 있는 현상이 곧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스티밋의 다양성을 가져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스팀코인판이 기초로 하고 있는 스팀엔진의 SCOT는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블록체인이 아니고 중앙화된 특정 운영주체에 의해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만약에 스팀엔진팀에서 우리는 여기까지만 할께, 빠이
라는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소위 먹튀를 하는 경우에는 나름 @steem-peg 계정에 있는 260,000 여개의 스팀 토큰이 사라져 버리는 동시에, 지금까지 등장한 SCOT 프로젝트들이 모두 일시정지 되어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작년 4월 세이브드로이드(savedroid)라는 프로젝트의 창립자 Yassin이 트위터를 통해 “땡큐! 나는 여기서 끝!”이라는 트위터를 올리며, 많은 투자자들을 엄청나게 놀라게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물론, 해당 먹튀 논란은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일단락 되며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끝나 다행이었지만, 이미 크립토씬에서 이런 먹튀사태가 비일비재하고, 대놓고 먹튀를 하지는 않더라도 운영진의 소통이 점점 페이드아웃 되면서 투자자들의 기억 속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프로젝트들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의 신뢰성 문제는 늘 투자자들의 불안요소입니다.
그래서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 프로젝트가 좌지우지 되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지 않을 수 있는 “탈중앙성”이라는 특징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에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 거겠지요.
#나름의 안전장치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팀엔진에서 관리되고 있는 STEEMP가 대량 출금 신청이 있을 때 즉각적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물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스팀만 리퀴드 물량으로 잡아놓고 나머지는 예금에 두고 있는 것이 사용자들의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한 스팀엔진팀의 안전장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스팀엔진팀이 스팀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들(게임, DEX, SCOT 등)을 개발하는데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팀원들 중에서 스팀 증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점도 그들이 지금까지 스팀 블록체인과 스티밋에서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쉽게 져 버릴 수 없는 안전장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스팀 블록체인의 멀티버스
아직은 스팀코인판도, 스팀코인판이 기초로 하고 있는 SCOT도 정확한 의미에서의 블록체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스팀 블록체인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ERC-20 기반의 프로젝트들이나 다른 크립토씬의 프로젝트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합의 프로토콜이 어떻고, 노드나 BP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컨센서스 레이어를 구축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초 설계를 하는 것을 가장 첫 단에 두고 개발을 시작합니다. 반면에 커뮤니티의 형성이나 디앱의 개발, 메인체인과 사이드체인의 연결, 실제로 사용자들이 만져볼 수 있는 서비스나 프로덕트의 개발 등을 후단에 두고 있죠.
그러나 스팀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들은 정반대의 형태로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잘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가 있고, 디앱과 사용자들이 만져볼 수 있는 서비스 및 프로덕트가 먼저 개발되었으며, 이제는 스팀 블록체인이라는 메인체인에 SCOT라는 사이드체인을 연결하려고 합니다.
근데, 아직 블록체인은 아니기 때문에 사이드체인이라기 보다는 스티밋을 기반으로 한 태그 커뮤니티의 단계에 있는 것이구요.
스팀 블록체인이 등장한지 3년이 지났다고 해서, 그리고 베타 딱지를 떼었다고 해서 이미 성숙한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극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팀 블록체인이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면 넘어져서 좀 깨지고 다치더라도 스스로 두 발로 걸어보기 위한 노력과 도전은 필요합니다. 그래야 언젠가는 걷고, 뛸 수 있겠지요.
드디어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자신들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기초로 도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냥 커뮤니티의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스팀 블록체인이 이 괜찮은 기술과 기반을 가지고 자신만의 멀티버스를 구축하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응원, 참여, 그리고 감시와 피드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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