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오늘 새벽에 벌어진 0.22.2 소프트포크 사태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이런 무책임한 의사결정을 감행한 현재의 증인들의 행태에 개탄하며 제 개인적인 견해를 적어봅니다.
소프트포크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jaydih님과 @jayplayco님께서 포스팅을 통해 잘 설명해 주셨으니, 해당 포스팅들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링크#1] : 소프트포크 0.22.2
[링크#2] : [Steem] 전쟁의 서막인가? 증인과 트론의 첫 전면전
#1. 스팀 커뮤니티에 대한 명확한 리스팅이 필요하다
일단 스팀 컨센서스 위트니스 성명서의 시작 부분에 명시되어 있는 문구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명서 도입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This statement has been co-authored by the Steem community, which includes witnesses, developers & stakeholders.
[번역] 이 성명서는 증인(witness)들, 개발자들, 토큰 홀더들을 포함한 스팀 커뮤니티에서 공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증인들의 슬랙 방이나 미노우부스터 등의 디스코드 방에서 얼마나 많은 커뮤니티 멤버들의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본 성명서가 발표되기 전에 이 사실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팀 상위 증인 중 대다수(@timcliff, @clayop을 제외한 증인들)이 이번의 소프트포크를 지지한다고 하여 이것이 스팀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목소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0.22.2 소프트포크에 대해 팀클리프(@timcliff)와 클레이옵님(@clayop)은 동의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팀 클리프의 경우 명확하게 반대의 입장도 아니지만 나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클레이옵님께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에 대한 표명이 없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스팀의 DPoS 컨센서스 메커니즘이 토큰 홀더들을 대표하는 증인제를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의 소프트포크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고, 해당 소프트포크에 찬성하는 멤버들의 리스팅이 필요했습니다.
#2. 이렇게까지 급하게 진행할 사안이 아니었다
충분한 시간과 공개적인 방식의 의견수렴 없이 일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진행된 의견 교환을 토대로 결론이 지어지고, 성명서 발표와 동시에 코드 업데이트를 진행해버리는 것은 국회의 날치기 통과와 졸속 입법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애그로드(@aggroed)나 야밥(@yabapmatt)을 포함하여 주요 증인들은 이미 소프트포크 업데이트를 완료했고, 아직 소프트포크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증인들 중에서도 @timcliff와 @clayop 계정을 제외하고는 댓글 또는 자신들의 포스팅을 통해 0.22.2 소프트포크 지지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한국 커뮤니티 멤버들이 거버넌스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라고 또 핑계를 댈까요?
일정 기간을 두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은 저 증인들 중에서 왜 아무도 한 사람이 없는 걸까요?
#3. 커뮤니티를 대하는 자세
이번의 소프트포크를 지지한 증인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커뮤니티(토큰 홀더)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어떠한지에 대한 추측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의 팩트들만 놓고 살펴보겠습니다.
(1)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어떠한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저스틴썬의 트윗이 Steem 블록체인이 마치 Tron생태계로 흡수할 것처럼 보이는 뉘앙스의 의미해석이 불분명한 내용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스틴썬은 AMA 등을 통해서 일단은 커뮤니티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2)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구매를 했다
네드나 Steemit 팀이 초기 닌자 마이닝을 통해 부당 취득한 STEEM이라고 하더라도,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취득한 자산입니다.
해당 자산의 소유권이 모두 이전되고 난 현 시점에서 “당신에게 자산을 이전한 사람이 부당취득을 한 자산이므로 자산성과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자산 동결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DPoS의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을 보고, DPoS는 토큰 홀더들을 대표하는 증인(witness) 시스템이 있고, 그들 중 과반 수 이상이 동의한다면 스팀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과반 수 이상의 증인들이 동의를 하는 경우 이것이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으로 대표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문제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공평성의 원리가 충족되지 않은 조치라는 점입니다. 닌자마이닝한 지분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면 비단 @misterdelegation, @steem, @steemit, @steemit2, @steemitadmin에 대해서만 동결 조치를 취하면 안됩니다. 왜 오히려 자산취득을 위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 자산이 동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해야 하는 걸까요? 저 계정들 이 외에도 닌자마이닝을 통해 막대한 부를 부당취득한 계정들은 훨씬 더 많습니다.
증인들이 과연 커뮤니티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표자로서 이번의 소프트포크를 감행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겨우겨우 차지한 기득권에 잠재적 위협요소가 생겨서 이 위험을 일단 제거하려고 했던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일시적/임시적이라는 표현은 무책임한 것
성명서에서는 소프트포크는 완전히 가역적인(되돌릴 수 있는) 코드 업데이트로 스팀 증인들(witnesses)이 커뮤니티로 하여금 리뷰를 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증인들은 트론 재단과 저스틴썬이 자신들이 확보한 닌자 마이닝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일시적/임시적으로 소프트포크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죠.
트론 재단과 저스틴썬이 명확한 어떤 입장을 내놓은 것은 없습니다. 증인들이나 주요 토큰 홀더들 입장에서는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애매모호한 표현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요.
이러한 상황에서 소프트포크는 소프트포크를 가장한 주요 증인들의 현재 지위를 이용한 권력 남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코드 업데이트를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시적/임시적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표현을 사용하며 공격적 의사결정을 한 것이 지금까지의 네드의 행동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5. 일단 3월 6일까지는 공개적인 대화가 필요
- 저스틴 썬의 커뮤니티를 향한 오픈 레터 : Open Letter To Steem Community
저스틴썬이 자신의 계정을 통해 이번 소프트포크 사태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을 남겼습니다. 그 내용인 즉슨 상위 50명의 증인들을 초대하여 첫 번째 Steemit 2.0 타운 홀을 2020년 3월 6일에 개최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증인들은 커뮤니티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주길 바랍니다. 그동안 꽤나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움직여왔던 @yabapmatt의 경우에도 이번 소프트포크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증인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기 전에 공개적인 포스팅을 통해 자세한 상황과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 충분한 시간 동안 커뮤니티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증인으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의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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