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Upbit Developer Conference)는 개발자들의 지식 공유와 자유로운 토론, 네트워킹에 도움이 되는 개발자 중심의 컨퍼런스답게, 한자리에 모인 개발자들이 진정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의 고민을 나누는 곳이 주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투자나 특정 프로젝트의 동향, 디앱의 체험 등을 기대하는 사용자 및 소비자나 투자자에게는 꽤나 진부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2019 UDC의 슬로건인 Proof of Services(서비스 증명)는 어쩌면 블록체인 기술과 크립토애셋 프로젝트들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대변해주는 슬로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2019년은 개발자들에게 있어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작업을 완료하고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며 수많은 사용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는 해가 될 것이고, 소비자 또는 투자자들은 기존의 산업에서 애써 외면되었던 데이터나 자산의 주권을 사용자에게 찾아주는 서비스 그리고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매스 어답션에 성공할 서비스를 찾는 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하락장이 시작되었던 작년보다 올해에 사람들의 관심이나 기대치가 훨씬 떨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클레이튼이나 람다 생태계에 진입하려는 디앱사들의 스피치는 굉장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었습니다.
플랫폼 경쟁이 시작된 지금 어쩌면 너도나도 플랫폼을 만들기 바쁘고, 시장선점을 위한 무한경쟁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일 수 밖에 없지만 큰 차별점 없이 유사한 플랫폼들, 동일한 방식의 BM을 가진 중첩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상대 플랫폼과 디앱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차별점과 창립 철학을 내세우기 바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 플랫폼과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필요한가?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것이 세상에 없는 것인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들어보면, 많은 고급인력들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에너지나 재원 낭비가 심각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제는 플랫폼 개발에 그리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는 시기에 진입했다고 생각합니다. EOS, STEEM, TRON, IOST 등 이미 잘 작동하고 있고 쓸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옵션은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업들의 관행처럼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자체적인 플랫폼이 필요하기에 이런 인력낭비 및 시간 낭비가 지속되고 있고, 그렇게 보다 잘 정제된 서비스의 출시는 지연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컨센서스 모델, 탈중앙화, 투명성, 검열저항성 등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이루어져 왔다면, 이제는 생태계 참여자 확보의 싸움이 시작될 것인데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이나 크립토애셋 마켓에 우리들이 소위 말하는 “분위기 전환”이나 “지금까지와 다른 호재”는 결국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사용자들이 애착을 가지게 할만한 욕구를 정확하게 충족시켜주는 Proof of Services가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야만 다음 단계(Next Level)로의 도약이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한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생태계 참여자들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UI/UX 그리고 토큰 이코노미의 싸움은 정말 치열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UDC에서는 별도로 손을 들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질문을 입력하여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점이 참 좋았던 동시에, 질문에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고 겉돌거나, 아직도 고민 중이라는 답변들을 하는 CEO들의 모습은 꽤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용자들이 많아졌을 때라는 전제를 두고 청사진을 그리는 서비스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성공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는 고민보다는, 맹목적인 청사진만 그리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덕분에 몇 개는 손절을 하더라도 반드시 포트폴리오에서 조만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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