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소년에게 배우는 세상을 대하는 자세 - Feat.고등래퍼2 김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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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이야기만 포스팅 해왔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주제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스티미언 이웃 여러분들 중에서는 엠넷에서 방영되었던 “고등래퍼2”를 보신 분이 있으신가요? 2월 23일부터 엠넷 채널에서 시작했던 “세상을 뒤집을 10대들의 힙합전쟁! 국내최초 고교 랩 대항전 고등래퍼2”가 지난 4월 13일날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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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많이 보는 편도 아니고 힙합을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난 2달간은 이 프로그램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고등래퍼1과 쇼미더머니 시리즈보다 훨씬 신선한 친구들이 나와서 정말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줬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면 “고등학생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대하는 자세” 나아가 “고등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엿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장르와 관계 없이 노래 듣는 것을 워낙 좋아라해서 워크맨, CD플레이어, MD, MP3 등을 끼고 살다시피 했고 1시간 가까이 되는 등하교 시간 동안에는 항상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힙합 장르는 듣지 않았었습니다. 뭔가 센 척과 욕만 난무하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참 거슬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갖가지 욕들이 난무하고, 돈 타령과 허세만으로 가득한 가사를 듣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한 것 같고 이 무의미한 가사들은 리스너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도 또 다른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등래퍼2에는 힙합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경연에 참가한 몇몇 고등학생 소년·소녀들의 고민과 생각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가사가 바로 그 특별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존 래퍼들이 썼던 가사들을 짜집기하고 조금 바꿔서 전혀 의미를 모를 것 같은 가사들을 내뱉어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쎈척과 허세, 욕 등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채웠던 친구들보다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세상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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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자신의 자연스러운 이야기와 생각으로 싸이퍼를 가득 채우며 두각을 나타냈던 김하온은 결국 최종우승을 하게 되었는데, 이 소년이 세상을 대하는 자세에는 기존의 어떤 힙합 아티스트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나이에서 세상을 경험하고 삶을 살아나가면서 드는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생각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털어내는 모습은 오히려 제 자신에게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랩 해 터 털어 너 그리고 날 위해 증오는 빼는 편이야. 가사에서 질리는 맛이기에. 진리를 묻는다면 시간이 필요해 let me guess 아니면 너의 것을 말해줘 내가 배울 수 있게 난 추악함에서 오히려 더 배우는 편이야 man. I ain’t trynna be something. I just trynna be me. 그대들은 verse 채우기 위해서 화나 있지. 물결 거스르지 않고 즐겨 transurfing 원한다면 내 손으로 들어올 테니. 생이란 이 얼마나 허무하고 아름다운가? 왜 우린 우리 자체로 행복할 수 없는가. 우린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 중인가. 원해 이 모든 걸 하나로 어울러주는 답. 배우며 살아 비록 학교 뛰쳐나왔어도 깨어 있기를 반복해도 머리 위로 흔들리는 pendulum. 난 커다란 여정의 시작 앞에 서 있어. 따라와 줘 원한다면 나 외로운 건 싫어서” - 김하온 사이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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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내면의 평화를 찾자”라는 그 소년은 “모든 것이 순리대로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욕심을 최대한 비워 내면서 보는 사람에게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무대를 매주 선사해주었습니다. 유명세와 돈 같은 성공에 대한 욕망,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함과 불만, 어떤 친구들과 붙어도 다 찢어버리겠다는 허세와 자신감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흔하디 흔한 모습이 없었던 그의 분위기와 무대”는 신선함을 넘어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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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상을 받아들이고 대하는 자세를 배워버린 이 랩 천재 소년이 지금까지 어디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왔을까” 싶었는데, 사실 이 소년도 래퍼가 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속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고등래퍼1에서 문스윙스에게 “진짜 구렸어”라는 펴을 들으며 통편집과 예선탈락이라는 좌절을 겪었던 소년이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보내왔던 것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많은 고민 속에서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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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래퍼1 탈락 후 김하온은 꽤나 충격을 받았고 공부아닌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이 “No pain, no gain 이라는 말이 하나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고, 고통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말이 참 잔인한 것 같아서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웃으면서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최대한 즐기려고 했던 것이 그가 가장 노력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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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다른 사람의 화려한 성공을 보며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그 사람이 겪어왔던 두려움, 고뇌, 고통과 노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마냥 부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가 겪고 있는 지금의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에 대해서 “나는 왜 이럴까?”하는 자책을하게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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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소년이 보여줬던 8주간의 성장기와 무대는 저에게 있어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냉정하고 차가워서 이 소년의 말처럼 노력 없이 공짜로 주어지는 보상이 있을 수 없다는 프레임은 언제까지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소년이 말한 것처럼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최대한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을 계속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8주라는 시간 동안 힙합의 긍정적이고 즐거운 이면을 보았고, 소년에게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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