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트론 재단의 스티밋 인수 소식으로 인해 간만에 커뮤니티가 정말 핫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겨우 트론 같은 블록체인에 잡아 먹히냐는 둥, 오히려 마케팅의 귀재에게 인수되었으니 사실 상 스팀이 망하지는 않을 거라는 둥 반응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몇 시간 뒤 우리나라 시간으로 2월 16일(일) 새벽 2시에 진행될 DLive AMA에서 세부내용들이 공개가 되긴 하겠지만, 그 전에 커뮤니티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볼까 합니다.
(1) 왜 TRX홀더들에게 STEEM토큰 에어드랍을 줄까?
저스틴썬의 입장에서 Steemit의 인수 뉴스는 블록원의 VOICE출시에 대응하는 차원이자 마케팅의 재료로 써먹기 좋은 것입니다.
당연히 자신이 만든 트론의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어드랍의 재원은 트론 재단이 인수한 STEEM토큰을 재원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트론 메인넷 기반 STEEM토큰을 발행하면 어쩌나?
저스틴썬 입장에서는 분명 스팀 블록체인을 별도의 독립적인 체인이자 커뮤니티로 그냥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STEEM커뮤니티를 트론 생태계에 종속시켜야만 저스틴의 합병 목표(?)가 달성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살펴봤을 때, 저스틴썬은 Steemit과 Steem의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절차는 어떤 방식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썬 트론 메인넷 기반의 STEEM토큰은 무조건 발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그럼 스팀 블록체인이 없어지는 건가?
알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네드가 STEEM토큰과 Steemit Inc를 처분했다고 해서 스팀 블록체인의 주인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STEEM토큰의 상당량의 지분을 트론 재단이 소유하게 된 것, Steemit Inc의 주인이 바뀐 것 뿐입니다.
독자적인 메인 네트워크와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스팀 블록체인이 없어지는 것은 모든 증인들이 블록 생산과 검증을 중지하고 노드를 끄는 것, 그리고 커뮤니티가 떠날 때입니다.
앞으로의 코드 업데이트, 개발 작업 등에 어떤 증인이 총대를 메고 진행할 것이냐의 문제는 있지만, 스팀 블록체인이 저스틴썬의 결정에 따라 바로 없어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3) Steemit on STEEM vs Steemit on TRON
EOS메인넷의 네이티브 토큰인 EOS가 있고, 이더리움의 ERC-20토큰이었던 ERC-20 EOS토큰이 있었던 것처럼, 스팀 블록체인의 STEEM토큰과 TRX-20 STEEM토큰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즉 STEEM이라는 동일한 이름을 갖는 토큰이 스팀 블록체인과 트론 블록체인 상에 동시에 2개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트론 재단에서 현재 홀더들의 스냅샷을 찍어 동일한 수량으로 트론 메인넷 상에서 토큰 스왑을 해줄 가능성이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생태계가 완전히 분기(포크)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4) 증인들의 반응이 제일 중요
- STEEM토큰이 스팀 블록체인이 아닌 트론 메인넷 상에서 발행이 되기 시작한다는 것은 다음의 두가지를 의미합니다.
① 스팀(STEEM)토큰은 더 이상 자체 블록체인을 가진 토큰(코인)이 아닌 트론 메인넷에 종속된 토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더리움의 ERC-20 디앱 토큰 처럼요)
② 현재 활동 중인 증인(witness)들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스팀(STEEM)이 네이티브 토큰이 되는 것이 아니라 Steemit이라는 디앱 운영을 위한 디앱용 토큰이 되기 때문에 메인네트워크를 유지하고 블록을 생성하며 거버넌스를 담당하는 증인들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마도 현재 스팀의 증인들이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이 앞으로 어떤 소식들을 발표한 것인지에 대해 제일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5) 스팀엔진이랑 SMT는 망한건가?
이미 애그로드(@aggroed)가 여러 채널을 통해 빠르게 커뮤니티에게 알리고 있기도 하지만, Steemit이 트론 재단에게 인수되든, Steem 블록체인 자체가 없어지든 사실 스팀엔진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 별도의 서비스를 만들어서 올려놓는 Layer 2의 방식이기 때문에, 스팀엔진은 이오스든 트론이든, 이더리움이든 어디든 서비스를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SMT는 조금 상황이 달라집니다. SMT는 사실상 그냥 네드라는 리더십과 능력이 없는 인물로 인해 그동안 시간과 자원의 낭비만 있었을 뿐입니다.
SMT는 아마도 트론에 인수된 Steemit Inc팀에서 트론(TRX)기반의 SNS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새롭게 개발될 확률이 높습니다.
(6) 호재인가 악재인가?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무조건 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후 스팀 커뮤니티가 어떻게 포크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트론 커뮤니티와 스팀 커뮤니티가 합쳐짐으로써 생태계가 커진다는 점, 저스틴썬이 블록원의 VOICE에 맞불을 놓는 입장에서 계속 공격적인 마케팅과 개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이번 소식을 통해 크립토 씬에서 관심을 다시 한 번 얻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X신 중의 上X신 이었던 네드와 완전히 빠이를 했다는 점 등이 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스팀 블록체인을 자체 블록체인으로 꾸려갈 것인가, 아니면 트론 생태계에 흡수될 것인가와 관련한 많은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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