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이더리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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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TCO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의 (서평) 제4차 산업혁명시대, 비트코인에 투자하라 - 안혁 (원앤원북스)에 이어지는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이더리움 하락과 더불어, 안혁 저자의 책에 담겨져 있던 내용을 참고로 한 생각을 요약해보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의 일부는 “제3차 산업혁명시대, 비트코인에 투자하라”에서 일부 발췌되었음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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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의 전신인 ECU를 만든 벨기에 출신 통화정책전문가 버나드 리테어(Bernard Lietaer)는 그의 저서인 The Mystery of Money라는 책에서 화폐를 “양의 화폐“음의 화폐”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럽 통화 단위 (European Currency Unit; ECU)란 무엇인가?
유럽 공동체의 통화단위로서 1979년 3월 13일 도입돼 1999년 1월 1일 유로화로 대체되기 전까지 회원국의 공통화폐로 기능했다. 유럽환율제도는 각 회원국의 기존 통화와 통화 단위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당시에도 일부 무역 거래에서 거래 화폐로 쓰였다.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공식적으로 유럽 연합의 화폐가 됐다 -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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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 화폐 : 금속과 같이 변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진 화폐
- 음의 화폐 : 보리, 가축 같이 변해 없어지는 물질로 만들어진 화폐

버나드에 따르면 양의 화폐와 음의 화폐는 역사적으로 함께 공존해왔으나 시대에 따라 주도권을 가지는 시기는 계속해서 변하였다고 합니다. 양의 화폐, 음의 화폐가 가지는 고유의 특성과 시대적 분위기가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먼저, 양의 화폐는 변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부의 축적이 가능합니다. 축적된 부는 또 다른 부를 가져오기 때문에 양의 화폐가 주도권을 가진 시기에는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계급 사회가 명확해지는 특성이 나타납니다. 공교롭게도 인류의 문화가 융성했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는 일반 서민들은 매우 가난했고, 지배층만 부유하게 살았습니다. 지배층에 축전된 부가 소수 예술가와 철학가에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의 화폐는 화폐 자체로 가치를 인정 받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군지 중요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쟁이 잦고, 원거리 무역 활동이 많을 때 사용되었습니다.

반면, 음의 화폐는 변해 없어지는 특성을 가진 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부의 축적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보리와 가축을 화폐로 썼다는 것이 실제 보리와 가축을 옮겼다기보다는 신용 장부에 회계단위로 쓰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용 시스템은 사람들끼리 오랫동안 서로를 잘 알고 신뢰가 높았을 때만 사용 가능합니다. 따라서 전쟁 등으로 사람들이 죽고 비자발적인 이동이 많을 경우, 신용을 기반으로 한 음의 화폐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음의 화폐가 주도권을 갖고 있던 시기는 전쟁이 적고, 사회구성원 대부분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때입니다.

음의 화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는 왜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웠을까요? 왜냐하면 오랫동안 보관을 할 수 없는 화폐는 그 화폐를 축적하기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른 형태로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화폐로 사용하는 쌀이 많다면 그 쌀을 몇 년간 보관하기보다 그 쌀로 노동자를 고용해 땅을 개간하거나 수차, 풍차 등 재화생산에 도움이 되는 자산의 성능을 최고로 유지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옳은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음의 화폐 특성으로 사회 전체의 생산량이 풍부해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양의 화폐와 음의 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비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모두 ICO를 위한 투자용 암호화폐로 사용되던 초기의 시기를 지나, 이더리움이 알트코인들의 스타트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으면서 이더리움은 음의 화폐의 특성을 강하게 띄기 시작했습니다. 블록체인 2.0이라고 불리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과 DApp들이 무더기로 등장하며, 2017년은 “이더리움과 ICO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해부터 진행된 다양한 프로젝트들은 연구비, 활동비, 마케팅비,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펀딩받은 이더리움을 계속해서 시장에 던지며 현금화 하고 있고 엄청난 양의 펀딩을 받은 EOS는 수많은 이더리움을 시장에 던짐으로써 등장 전부터 진정한 이더리움 킬러가 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가격은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 + 덤핑으로 인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지난 12월과 1월 하락장 속에서도 가격방어를 잘 해주며 대표적인 안정자산으로 분류되었던 터라 투자자들에게 체감되는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보다 풍요로운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회에서 중개자의 rent seeking이 문제가 되어 해결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을 통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였으며, 투자자들은 이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투자하기 위해 백서 등을 공부하며 함께 문제의식을 공감했고, 이더리움 지갑 활용 및 전송 등 기능 이용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에 꽤나 많이 적응하고 친숙해졌습니다.

암호화폐의 생태계를 이루는 개발자, 투자자, 프로젝트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암호화폐 생태계 속에서의 “신용”은 기존에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생각하는 금융시스템의 “신용”과는 또다른 컨셉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단순하게 생태계의 몸집이라고 할 수 있는 볼륨만이 커진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내실을 다지고 선택을 받는 프로젝트, 선택을 받지 못하고 생태계에서 도태되는 프로젝트들이 가려지며 내실이 단단해 지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이른바 “오랫동안 보관을 할 수 없는 화폐”의 기능을 하게 되었던 이더리움도 다시 제 자리를 찾는 날이 올 것입니다. 지속적인 수요와 지속적인 공급의 순환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이더리움이 지금은 잠시 아픈 상황이지만, 곧 날아오를 날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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