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다운보팅 사냥은 과연 합리적인 행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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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최근에 해외 커뮤니티로부터 촉발되고 있는 다운보팅 사냥(downvote hunting)과 관련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1. 유저들의 동기 부여


트라팔가가 제안했던 EIP로 인해 하드포크(HF21)에 포함되었던 25%의 무료 다운보팅 풀은 유저들의 경험을 저차원적인 욕구 차원으로 끌어내려 사용자들의 가장 바닥에 있는 감정들을 건드리는 구시대적인 아이디어로, 지난 3년간 사용자들간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던 스팀 커뮤니티를 한 순간에 붕괴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요소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고전 경영이론 중 인간관계론의 한 축을 담당했던 맥그리거의 XY이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맥그리거(D.McGregor)는 외부(또는 타인)으로부터의 통제나 처벌, 위협 등이 조직 목적 달성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인간은 맡은 바 목표달성을 위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스스로 통제하며 일한다는 것을 전제로 고차원의 욕구 자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즉, 지시, 통제, 소거를 통한 처벌 등 억압 중심의 전통적 사고에서 비롯된 방법 인간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보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플랫폼)의 목표 통합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입니다.

나보다 못 쓴 글, 나보다 대충 쓴 글인 것 같은데 많은 보상을 받는 것을 보면서 질투심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을 느꼈던 유저들이 스스로 그 원인을 찾고 더 많은 스팀을 구매하는 자본적 투자를 하거나,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시간적 투자를 하거나 했던 올드스팀(#Oldsteem)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뉴스팀(#NewSteem)은 오히려 인간은 심리적 존재라는 것, 그리고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무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몇 가지 제안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2. 다운보팅과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


① 다운보팅에는 기본적인 예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 모든 사용자들에게는 감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운보팅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특정 자극을 받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자극(업보팅)과 부정적인 자극(다운보팅) 중에 더 큰 자극이 되는 것은 부정적인 자극일 수 밖에 없으며, 상대와 플랫폼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 다운보팅 시에는 반드시 특정 사유를 선택 또는 입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강제하여, 다운보팅을 받은 포스팅의 저자가 무슨 사유로 인해 다운보팅을 받게 되었는지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가 다운보팅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추정하는데 쏟아야 하는 노력과 시간은 말 그대로 정말 비효율적인 에너지 낭비입니다.

② 다운보팅에는 인간성이 존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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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팀프레스의 코파운더가 얼마 전에 다운보트 컨트롤 툴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어찌보면 사냥용 무기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존의 업보팅을 위한 툴은 수익 최적화를 위한 유저들의 자율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다운보팅 툴은 PoB 달성이라는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사냥일 뿐입니다.

  • 결국 공짜로 받은 25%의 무료 에너지를 가지고 유저간/국가간/커뮤니티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다운보팅은 반드시 인간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운보팅으로 스팀 블록체인 위에서 사업(ex. 특정 유저 저격사업)을 운영하는 누군가가 생기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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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보상이 0이 되면 더이상 자동 다운보팅이 안들어가도록 이 지나치게 친절한 다운보팅 봇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③ 스팀 엔진 트라이브의 생태계를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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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 해외 커뮤니티의 유저가 SCT토큰은 무가치하다는 댓글을 남기며,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스팀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는 트라이브에 대한 맹목적 비난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PAL, CCC, NEOXAG, STEM 등은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 간간히 해외 유저들 중에서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커뮤니티에 대해 이유 없는 비난 또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유저들이 있는데, 자신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지 않거나, 잘 모른다고 해서 해당 트라이브를 존중하지 않는 자세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스팀 엔진 트라이브들의 Bidbot 서비스는 해당 트라이브 생태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BM모델 중 하나인 동시에, 스팀 토큰의 락업 효과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보팅 금액이 크든 작든 이것이 보팅봇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비난을 해서는 안됩니다.

④ 타인의 콘텐츠는 업보팅 또는 비보팅을 통한 평가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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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커뮤니티에서 다운보팅을 시작한 몇몇 유저의 포스팅들을 읽어보니, 지극히 제 개인적인 기준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 정성이 들어갔겠다고 느껴지는 포스팅은 거의 없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치가 있는 콘텐츠라고 느껴졌기에 많은 보팅들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다운보팅은 보상이 너무 많은 것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하지 않는 내용 또는 보기 싫은 내용, 타인의 콘텐츠를 도용하는 내용에 사용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 해당 포스팅의 보상이 너무 많다, 너무 적다, 훌륭하지 못하다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

  • 비딩봇을 사용하는 유저에게 무조건 다운보팅을 하는 것은 현존하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재산권 침해이며, 차라리 해당 시스템을 만든 야밥(@yabapmatt)이나 서비스 운영자에게 클레임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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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이러니 하죠. 타인들의 보팅으로 먹고 살았던 저자가 다운보팅에 앞장서고, 자신은 파워다운을 하면서 다른 유저들에게 임대받은 파워로 업보팅 대신 다운보팅에만 신경쓰고 있는 유저가 과연 어떤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다운보팅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스팀토큰에 투자를 하고, 열심히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하고 글을 쓰려는 사용자들이 마치 실험을 위한 호손 공장의 작업자들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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