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그저께 스판운영계정(@sct)의 공지문과 관련하여 은식(@eunsik)님께서 제기하신 의견과 이에 대한 연어(@sct.jac)님의 회신 의견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저도 스판을 열렬히 응원하는 스파니언 중 한 명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여볼까 합니다. 본 포스팅은 특정 의견을 지지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오히려 이런 의견들을 나눔으로써 스파니언 구성원 모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스판의 운영취지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어 남겨보는 것입니다.
#1. 베네피셔리의 존재 이유
베네피셔리(beneficiary)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정말 많은 분들의 관점이 각기 다를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은식님께서는 “일종의 운영경비”라고 표현하셨고, 연어님께서는 “운영경비용 재원”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운영 수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운영팀에서 스팀코인판이라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을 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저자 수익 및 큐레이터 수익을 얻게 되는데 그 중 일부를 플랫폼 공급자에게 일종의 수수료 비용으로 지불하는 것입니다. 스팀코인판 플랫폼 공급자인 운영진에서는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취하는 것이구요.
사실 서비스 공급자가 자신이 취한 수익을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과 원가율이라고 할 수 있는 수수료율을 얼마로 조정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해당 공급자에게 달려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별도로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회원가입을 할 때 이용약관에 서명을 한 것도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스팀코인판이라는 플랫폼에 글을 쓸 때 “베네피셔리를 운영자에게 해당 요율만큼 지불한다”라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간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불한 비용을 상대방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침을 사용자에게 고지할 의무나 필요성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SCT토큰을 일종의 주식이라고 접근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생각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베네피셔리는 생존경비 충당의 목적이 아니라 운영자(또는 운영진)의 수익추구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2. 경비의 충당 및 토큰 가치의 문제
토큰 이코노미를 채택하고 있는 크립토애셋 프로젝트들도 기존의 모든 사업과 동일하게 인건비, 서버비, 위탁개발비, 고정운영비, 마케팅비 등 다양한 비용들을 지불해야 하는데, 어떤 프로젝트들은 이를 ①현금으로 지불하기도 하고, 해당 프로젝트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②메인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으로 지불하기도 하며, ③자신들의 발행 토큰으로 지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도는 사실 위에서 언급한 순으로 지급하는 프로젝트일수록 신뢰도가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현금이나 메인체인의 네이티브 토큰으로 지불하는 경우라면 ①VC또는 ICO 등을 통한별도의 투자를 받았다는 뜻이거나, ②마켓에서 적정한 가격이 형성되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며 토큰의 현금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자신들의 발행 토큰을 그대로 전송하여 비용을 지불했던 많은 프로젝트들은 토큰 가치 붕괴현상이 나타나곤 했습니다.
따라서, 만약에 프로젝트 시작 당시에 충분한 여력의 자본을 투자 받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장기적으로 토큰의 가치를 잘 형성해나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적절하게 가치를 유지해나가며 적당한 현금화가 필요합니다. 물론 스판에서는 어떤 전략과 정책을 가지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라도 단기전략, 중기전략, 장기전략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프로젝트 운영팀이 토큰의 갯수(Q)를 쟁여놓는다고 그것이 결국 보유자산의 가치(A=PXQ)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운영팀이 얻는 수익의 일부를 활용하여 토큰의 가치를 대변하는 현재의 시장가격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토큰의 가격을 끌어 올리거나 적어도 내려가지 않게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바로 현재 토큰을 홀딩하고 스테이킹 해야하는 인센티브를 만들고, 사용자들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스판 운영팀은 적절한 시기마다 단기적으로 스테이킹 인센티브를 만들고 토큰 홀더로서의 소유욕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묘안을 내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기적이고 단기적인 묘안들이 새로 발행되는 토큰들에 대한 수요를 만들고 계속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3. 시장의 형평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크립토 이코노미에서의 형평성은 기회와 참여의 관점에서 공평한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많은 자본을 투자하면 같은 채굴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많은 노력이나 시간을 투자하면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가 되어서는 자본주의 시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산업에서든, 블록체인 기반의 크립토마켓에서든 더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자에게 더 많은 효용과 리턴을 보장하게 되고, 부담하는 리스크를 계층화하여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을 갈망하게끔 만들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목표의식을 부여하는 효율성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이 목표가 있어야 더 많은 동기부여가 되어 더 많은 노력과 참여 등의 활동들이 나타나게 되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스판 운영진에서 설정한 발행량의 1%라는 허들은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하게 느껴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글쓰기와 큐레이팅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거나, 시장에서 투자를 해야되는 “효율성 증대”의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4. 일시적/장기적 가격 지지책
크립토씬에서 가장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펀더멘털이 강하면 언젠가 가격은 상승하게 되어 있다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과연 펀더멘털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탈중앙화되어 있는 시스템, 또 다른 누군가는 실제 프로덕트 또는 서비스, 또 다른 누군가는 거래소의 상장,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바이백이나 매수벽 세우기 등 프로젝트팀의 가격방어능력 등을 펀더멘털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정답은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개념이겠지만, 제가 봤을 때 펀더멘털은 시스템의 약점까지도 생태계 전체에 이득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토큰 이코노미라고 생각합니다. 투자 또는 투기시장이라고 부르는 크립토마켓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자산 또는 토큰 수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어떤 방법을 통해 늘릴 것인지 그 방법론에서만 차이가 있겠죠.
그렇다면 반대로 프로젝트 운영팀에서는 어떤 사람에게 토큰을 어떻게 늘려줄 때 프로젝트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 시스템을 잘 붙잡아주는 것은 결국 개별 사용자들의 악의적 행동이 시스템 전체적으로는 선의적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잘 얽히게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입니다. 이 잘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모두가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닿을듯 말듯, 예측할 수 있을 듯 없을듯 설계하여 기회에 있어서는 공평하게, 효율에 있어서는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닿을 듯 말듯한 일시적 자극이 계속된다면 그것이 바로 장기적인 로드맵의 모든 개별 스템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스팀코인판 덕분에 은식님의 의견을 비롯하여 정말 여러 관점에 관한 진지한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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