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야기] 거래소들이 왜 이렇게 원화마켓에 욕심을 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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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고의 세력! 바이낸스, 빗썸 그리고 업비트


요즘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호재는 바이낸스, 빗썸, 업비트(비트렉스)의 상장 소식인것 같다. 12월이나 1월과 같이 살벌한 광기가 느껴지는 정도의 펌핑은 아니지만, 큰 추세에서는 계속해서 하락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침체된 시장 속에서 바이낸스, 빗썸, 업비트에 상장되는 코인이나 토큰들은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어느 정도 실질적인 개발이 완료되었음을 반증하는 메인넷과 같은 이벤트는 오히려 악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메인넷은 단순히 ERC20 토큰에서 독립하는 것일 뿐 그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투자자가 많아서인지, 메인넷을 이벤트로 한 ATH만 기다렸다가 빠지려는 투자자가 많아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메인넷을 앞두고도 비실거리는 가격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는 트론이나 이오스를 보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거래소가 똥덩어리 같은 코인을 상장하려 하고, 장부거래를 하고, 거래 일시정지 등의 문제를 보이며 시장을 교란시켜서 너도 나도 분산화된 거래소(DEX)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들에게 중앙화된 거래소는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세력임은 분명한 것 같다.

# 2.거래소들이 왜 이렇게 원화마켓에 욕심을 부릴까?


업비트의 원화 마켓 상장이나 빗썸 상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빗썸에는 별도로 BTC마켓이나 ETH마켓 등이 없기 때문에 빗썸은 그 자체로 원화 마켓에 해당한다. 거래소의 코인 상장 속도가 워낙 빠른 수준이라서 오랜만에 빗썸 사이트를 접속해보니 정말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도 한 때는 투자자들에게 “엄격한 상장기준을 가지고 있는 거래소”로 신뢰를 받던 거래소인데, 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일까? 한 번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아래의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뇌피셜일뿐이다.

  • 첫째, 암호화폐 거래소에 규제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다. 은행거래 계좌 신규 개설 등에 대한 규제는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원화나 우리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대거 유출할 수 있는 위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집권세력(정부, 주식거래소, 은행 등)우려 등으로 나타났던 규제이다. 그들이 이른바 “실체가 없는 폰지사기, 가상화폐”라고 일컫는 암호화폐의 버블이 너무 심해서 국민들의 투자 손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 주식거래소, 은행 투자상품 등 기존 금융시장에서 유출되는 자금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그 기존 시장과 체제를 지키고 싶었을 것이고 말이다. 이런 조치로 한 때는 투자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규제의 방향이 바뀌는 흐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협회의 자율규제부터 시작해서 다른 방향에서의 규제 움직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혹시라도 상장 코인에 대한 일정한 조건, 상장 코인에 대한 사전 명시, 상장 코인에 대한 분석보고서 의무화 등의 규제들이 생겨난다면 현재 메이저 거래소가 각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에게 가지고 있던 독점적 갑(甲)의 지위가 많이 무너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정 상장시키고 말고는 거래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한이었는데, 만약 규제로 인해 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사라진다면? 오히려 지금처럼 시간을 질질 끌면서 프로젝트 매니저들과 밀당을 하고 있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많은 코인들을 상장시켜 놓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미 거래가 되고 있는 코인들에 대한 규제를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되기 때문이다. 빗썸의 공격적인 코인 상장은 시장지배력의 확보 목적보다는 규제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기 위한 목적이 크지 않나 생각한다.

  • 둘째, 외국 대형 거래소들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이 빗썸, 업비트의 양강 체제였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조금 달라질지 모르겠다. 후오비, OK코인, 게이트 등의 대형 외국거래소들이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거래소들의 한국 암호화폐 시장 진입은 빗썸이나 업비트에게 엄청난 위협이 된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에게 있어 외국거래소는 충분히 옮겨탈만한(?)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모든 초기 시장진입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외국거래소들은 우리나라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면제, 에어드랍 등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업비트와 빗썸(특히나 빗썸)에서 살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코인들이 상장되어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제 막 ICO가 끝난 유망한 토큰들의 가격이 모두 펌핑이 끝나고 나서 우리나라 거래소에 들어와야만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더불어 기존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나몰라라 했던 하드포크, 토큰스왑, 에어드랍 등을 더 잘 지원해준다. 이러한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의 거래소 이탈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국내에 진출한 외국거래소들에 대한 원화 입금이 아직 오픈되지 않은 이 틈을 타서 최대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될 원화자금을 흡수해야만 한다.

  • 셋째, 거래소 BTC마켓의 높은 거래량을 충당할만한 비트코인의 유동성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BTC시장은 말 그대로 비트코인이 기축통화가 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거래소에서 움직이는 비트코인이 많아야만 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비트코인은 Bitcoin Rich들의 지갑에 잠들어 있기도 하고 시장에서 움직이는 물량도 대부분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국의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비트코인이 우리나라 거래소로 유입될 확률도 극히 낮은 편이고, 거래소에서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비트코인의 양에는 한계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장부거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국내 거래소는 BTC시장의 거래를 줄이고 원화마켓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빗썸이야 처음부터 BTC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많은 코인들을 무조건 상장시키기만 하면 되고, 업비트의 경우에는 원화마켓에 상장시키는 코인의 종류를 늘려야만 한다. 어쩌면 빗썸의 폭발적인 공격적 코인 상장은 서로 시장 점유율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업비트가 함께 묻어갈 수 있는 좋은 핑계거리가 될 수 있지도 않나 생각이 든다.

# 3. 투자자들은 그리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투자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아무렴 국내 기업보다 해외 기업의 배를 불려주고 싶을까? 만약 동일한 아니 동일하지 못하더라도 유사한 수준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해도 지금의 독점적인 지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독점적인 지위를 너무 이용만 하고 있고, 아주 단기적인 관점으로 이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마켓만 주구장창 상장해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건가? 정말? 최근 몇 년 또는 몇 개월간 그렇게 운영해왔어도 잘 됐으니까?

원화 마켓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 이전에 몇 가지는 기본적으로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첫째, 하드포크 / 에어드랍 / 토큰스왑 등은 알아서 지원을 해주자. 이건 정말 너무나도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인데, 지원해줄지 말지 투자자들이 안절부절하면서 공지만 기다려야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둘째, 그렇게 많이 벌었으면 해외 법인 확장할 생각만 하지 말고, 투자자들에게도 환원 좀 해주자. 투자자 친화적인 다른 거래소들이 슬슬 치고 올라오고, 외국 거래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그때서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쥐꼬리만한 이벤트로 시선을 끌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수준이다. 매출액과 규모는 엄청 성장했지만, 투자자들을 위한 마음의 크기와 배포는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셋째, 별 정보도 없이 기습상장은 좀 하지 말자. 국내 모 거래소(고**)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다. “언제 어떤 암호화폐가 상장할 예정인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고, 현재의 원래 시장가격이 어느 정도이니 잘 생각해보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근본적인 서비스 중에 하나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FOMO나 FUD를 막고 투자자들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투자자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조금이라도 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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