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이야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자리가 비트코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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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이야기] 자리가 비트코인을 만든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을 외국에서는 “Office changes manners”라고 합니다. 이 속담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함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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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gfycat.com/ko/gifs/detail/BoringJampackedHanumanmonkey]

“저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더니 아는 척도 안한다.” 또는 “인기 좀 많아졌다고 유세 떤다.” 등등 겸손하지 못하고 건방진 모습,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해버린 것을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저런 일까지 해낼 역량이 있을 줄 몰랐는데, 예상외로 잠재적인 능력이 있구나. 확실히 저런 자리에 앉으니 저렇게 어려운 일도 해낸다.” 또는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저런 힘든 결정을 할 줄 몰랐는데 결단력이 있다” 등등 높은 자리에 올라가니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으로 발전하는 것을 칭찬하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느 쪽으로 사용이 되든지 이러한 말을 듣기 위해 인기가 많아지거나 높은 자리에 앉으려면 부지런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회사에서 전혀 뜬금 없는 사람이 갑자기 본부장, 전무 자리에 앉게 된다거나,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연예인이 탑스타 반열에 오른다거나 하는 것에 이면에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들의 치열한 시간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대기업 회장님이시고, 어머니는 재벌3세 이시고 하는 예외의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이런 몇 안되는 특이한 경우를 제외했을 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만의 춥고, 힘들고, 배고프고, 치열하며, 부지런했던 시간들이 있기에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그 기회를 잡고 난 후에는 자신의 위치에서 어떤 선택과 어떤 결심을 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겠죠. 보다 넓은 관점에서 깊이 이해하고 추진력 있는 결정을 통해 더욱 성공하는 삶을 살 수도 있고, 본인의 위치를 이용하여 눈 앞의 이득만을 챙기려다가 몰락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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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유튜브]

요새 로저 버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때 비트코인의 전도사로 불렸던 로저 버는 비트코인 캐시 전도사가 되어 “비트코인 캐시가 진정한 비트코인이다”라는 마치 “술은 먹었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와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만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분산경제포럼에서 로저버의 발표는 꽤나 인상깊었습니다. 분산화 자체로는 본질적인 가치가 없으며 분산화를 통해 검열 저항성이라는 가치를 얻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암호화폐의 본질적인 목적은 화폐로서의 기능이며,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마케팅, CEO, 파트너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것, 결론적으로는 “암호화폐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 기술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그의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이 그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 있었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또한 로저 버는 비트코인 캐시가 수수료, 신뢰성, 분산화된 개발팀, 제로 컨퍼메이션 시스템 등의 부분에서 비트코인을 앞서기 때문에 비트코인 캐시가 결제수단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현재의 기준에서는 비트코인 캐시가 결제수단으로서 전자화폐가 가져야할 속성들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특정 집단의 이익이 대변되는 관점이 반영되었고, 특정 집단이 얼마든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산화된 암호화폐로서의 전자화폐가 가져야 할 속성들은 전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데에는 약 10여년간의 치열했던 생존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비트코인이 지켜야 하는 자리는 “암호화폐 시장의 확대”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 전파”, “분산화된 시스템에서도 철저히 신뢰 가능한 기술의 실현”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의 자리에서 비트코인이 해야하는 역할은 한동안은 지금과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비트코인은 P2P 전자화폐로 설계되었는데 실제로 결제나 송금 수단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에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P2P전자화폐“시스템”으로서 설계가 되어, 마치 하나의 결제 및 송금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가 되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서 이 밑바탕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태계가 무럭무럭 자라나서 실제로 기능이 되기 시작할 때, 비트코인도 그 후에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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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비트코인을 만들 것이라 믿습니다.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이 지금의 자리에 앉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에 편승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위의 그림은 자리에 앉을 자격이 되지 않는, 즉 전혀 준비되지 않은 자의 욕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P.S : 가격적인 부분이나 기능적인 부분에서 비트코인이 많이 아픕니다. 하루 빨리 완쾌되길 기원합니다 :)

(참고)
블록인프레스의 비트코인 캐시 밋업 관련 포스팅 : https://steemit.com/coinkorea/@blockinpress/2e1vg8
[말말말] 비트코인 캐시가 비트코인이다? : https://steemit.com/kr/@donekim/4aycb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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