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과 스팀 엔진 트라이브, 어떻게 해야 좋은 글들이 많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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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어쩌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고민하게 되는 문제인 듯 싶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글들이 많아질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신규 유저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해야 PoB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이 시작되는 것 같아 개인적인 생각을 남겨봅니다.

#1. 스티밋 vs 일반 크립토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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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비트맨), 코인판, 코박 등의 블록체인 및 크립토애셋 관련 커뮤니티는 스티밋이나 스팀코인판처럼 글쓰기나 댓글 활동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의 왕성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접근성, 부담감,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① 접근성의 측면

여기서 접근성이라 함은 단순히 계정생성을 하고 프라이빗키를 관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이 올리는 글들에 대한 접근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스티밋 사이트에서 계정 생성을 하고 며칠을 기다려서 마스터 패스워드를 발급받아 막상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문제가 어떤 사람을 팔로우하고 어떤 카테고리(태그)를 선택해야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보를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신규 가입자가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고, 받아보고 싶은 정보를 찾는 것도 현재의 스티밋 시스템에서는 정말 어려운 실정입니다.

어찌저찌하여 우여곡절 끝에 내가 원하는 글을 자주 써주는 유저들을 팔로우했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문제는 내 글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장 먼저는 마크다운을 비롯한 글쓰기 방법이겠고, 그 다음으로는 내가 쓴 글을 종류별로 정리하여 한 눈에 보거나 필요할 때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능력자 세계님께서 만들어주신 스팀툴(https://tool.steem.world/Post/UserPosts)을 통해 일부 검색이 가능하지만, 내가 쓴 글 보기를 클릭하고 거기에 추가적인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카테고리화 할 수 있는 다른 커뮤니티와 정말 비교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② 부담감의 측면

블록체인 및 크립토 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스티밋에서는 나름 전문적인 깊이가 있게, 그리고 길게 글을 써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기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코인니스 뉴스의 복붙 포스팅이든, 특정 프로젝트의 레퍼럴을 위한 광고 포스팅이든, 아니면 가즈아를 외치는 선동글이든 이 모든 글들이 한데 모여 있다는 다양성이 결국 커뮤니티의 가치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들이 정말 아무런 부담 없이 글을 올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스티밋에서는 그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③ 상대적 박탈감

사실 위에서 말한 부담감이라는 것은 결국 이 상대적 박탈감과 연결이 되는데, 그것의 연결고리가 바로 모든 포스팅에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보상 액수입니다.

스티밋과 PoB의 가장 큰 장점이 어찌보면 가장 큰 문제요소로 작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네이버나 일반 커뮤니티에서는 내 글에 남들이 좋아요를 누르든 말든 크게 신경쓰는 유저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복사+붙여넣기 글을 올리기도 하고, 선동글을 올리기도 하며, 정말 쓸모 없는 넋두리 글을 올리기도 하죠.

근데 스티밋에서는 다른 유저들의 포스팅에 찍혀 있는 보상을 보며, 내 글에 찍히는 보상이 내가 나의 평판 또는 명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리고 나아가 내가 쓴 글보다 훨씬 시간이나 노력을 덜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글에 더 높은 보상이 찍혀 있는 것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상대적 박탈감이 작동하며 활동에 대한 의욕을 끌어 내리는 쪽으로 작용을 하게 됩니다.

#2.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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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크립토 프로젝트들의 가장 큰 자산이자 강점이 되는 핵심요소는 얼마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이든 유튜브든 페이스북이든 결국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뭉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가에 따라 가치가 정해질 수 밖에 없죠.

현재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어떻게하면 강력한 결속력을 가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유지할 것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지난 2년 간 꾸준한 베어마켓으로 인해 각종 텔레그램이나 오카방(오픈카카오톡) 등의 참여인원도 가격처럼 반토막, 반의 반토막이 나 있는 실정이기도 하고 장기적인 관점과 로열티를 가지고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실정입니다.

신규 유저, 신규 저자, 뉴페이스, 새로운 글, 좋은 글을 찾기 힘든 것은 비단 스팀과 스팀 엔진 트라이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든, 주변인이나 다른 커뮤니티로부터 유저들을 설득하여 유치해오든 결국은 오랫동안 열심히 활동해오던 기존 유저들 몇몇 만이 남아 활동을 하며 쳇바퀴를 계속 굴리게되고, 오히려 그 유저들끼리 해당 프로젝트의 생태계에 갇혀서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의 현실이라는 걸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무조건 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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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과 스팀 엔진 트라이브를 비롯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신규 유저 및 새로운 글, 양질의 글들이 뛰어들어 오기 위한 계기가 크립토애셋 가격의 상승 외에 다른 것이 되려면 사용자경험의 측면에서든, 문화적 측면에서든,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측면에서든 무조건 편해야 합니다.

블록체인과 크립토애셋에 대해서 설명하고,
계정, 퍼블릭키, 프라이빗키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고,
마크다운과 태그 입력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팔로우하기 좋은 저자를 추천하고,
포스팅 검색 방법을 설명하고,
권한별 프라이빗키의 차이를 설명하고,
스팀이나 스달의 전송방법을 설명하고,
스팀엔진 마켓 이용방법을 설명하고,
스팀키체인 방법을 설명하고,
스팀 엔진 트라이브 태그 입력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설명해야 할 것도, 반대로 설명을 듣고 공부하고 익숙해져야 할 것도 참 많습니다.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니 이를 책이나 포스팅으로 하나씩 잘 정리해놓고 링크를 알려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 → 대답 → 질문 → 대답이 반복되면서 모두가 다함께 지쳐가게 됩니다.

마치 안드로이드를 쓰다가 아이폰을 쓰듯이, 처음에는 좀 버벅거리더라도 스스로 익숙해질 수 있게 그렇게 편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4. 내실 있는 개선이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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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암호화폐의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오고 있고, 여기서 살아남는 것을 잘 찾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코멘트들이 계속해서 유행해왔는데, 지금이 정말 그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 보상의 페이아웃 기간이라는 특징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사용자들이 정성들여 쓴 글의 유통기한이 짧을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 태그를 통해 트라이브와 연결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태그를 무용지물화 하여 독자들의 큐레이팅을 어렵게 한다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 카테고리나 검색/통계 기능이 미비하여 포스팅의 보상이라는 것이 부담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는 유일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 배워야 할 것은 많고 배울 의지도 충만한데, 초보자들을 위한 일목요연한 가이드나 사용법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정말 원론적인 말이지만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신규 유저도 많아지고 다양성이 높아져 그 안에 보석 같은 글들을 찾을 수 있게 될 겁니다. 가즈아를 외치는 선동글, 프로젝트 매니저들의 홍보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뉴스를 복붙한 글부터 일단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스티밋과 스팀 엔진 트라이브에서 스티밋과 스팀 엔진 트라이브를 유저들이 설명하는 포스팅이 현격히 줄어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독서실을 가기 위해 공부해야 할 게 더 많지 않다면, 독서실이 북적거리는 날도 좀 더 빠르지 않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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